Vietnam News Letter Vol. 34
베트남 경제 정책에 대한 소고
2009년 9월 8일
한재진 (cult1212@gmail.com; +84-93-373-8880, 0707-539-2348)
Hanuer Investment & Consulting
생명체가 아직 빠르게 변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DNA이다. 생명공학에서 DNA를 변화시킨다고 하지만 변화시키는 DNA의 양은 전체의 0.001% 수준의 미미한 것이다. 경제는 하나의 생명체와 같으며 DNA를 가지고 있다. 보기에 비슷한 사람인데 서로 다른 DNA를 가지고 같이 살아가듯이 각 국가 경제 역시 비슷하게 보일 지 언정 서로 다른 DNA적 특성을 가지고 공존하고 있다.
근원적으로 동일한 특성은 자기 위주의 이기주의라는 특성일 것이다. 각 국가 경제는 자신에게 주어진 여건하에서 가장 자신에게 적합한 정책을 선택한다. 물론 여기에서 자신이라는 것은 정책 주도자 소수일 수도 있으며 국가 자체일 수도 있다. 개발중의 국가들의 경우 관료체계의 미비에 따라 정책 주도자 소수에 의하여 이러한 정책이 협의적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많은 것이 사실이나 실제에 있어서는 미국과 같은 경제 거대 국가의 경우에도 정치라는 미명아래 정책 주도자의 개인적인 역할은 사실 개발 국가들에 비하여 더 큰 경우가 많다.
하여간 지금 전세계는 무역 자유화의 깃발아래 있다. 모든 무역 거래에 장벽을 설치하는 것은 죄악시되며 서로 같은 조건하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모든 국가 경제는 근본적으로는 같은 DNA를 가지고 있기에 모든 국가가 하나의 동일한 DNA 기준, 즉 무역 기준을 중심으로 서로 뭉쳐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인간 DNA와 달리 국가 경제 DNA는 변이를 아주 빨리 한다. 일반적인 생명체에 비하여 너무나도 빨리 변이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변한다. 이러한 까닭에 동일한 선상에서 출발한 DNA가 어느 국가 경제는 늑대의 튼튼한 턱과 빠른 다리를 가지고 있고 어느 나라 국가 경제는 토끼 같이 숨기를 잘한다.
원래 생태계라는 것은 어느 동물이 반드시 우위인 것은 아니다. 늑대와 토끼를 보면 반드시 늑대가 우위이고 결국 살아 남는 존재가 아니다. 환경이 이러한 동위를 제공하여 준다. 국가 경제에 있어서 무역 거래의 기준이라는 것은 생태계이며 환경이다.
과연 베트남이 지난 WTO가입이 추천할 만한 사항이었을까를 되새겨 본다.
필자 역시 예전 미국에서 경영학을 교육 받고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무한 경쟁이야 말로 모든 경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지름길이라고 신봉하여 왔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중국과 베트남을 경험하면서 과연 이러한 논리가 맞는가에 대하여 고심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베트남에서 작년 외환 위기론이 등장했을 때 정부의 외환 Black Market 규제가 적절했는가에 대하여 필자의 입장은 근원적으로 자유주의가 필요하나 상황에 따른 적절한 규제였다고 아주 이상한 주장을 한 바가 있다. 사실 기존에 신봉하던 자유 경제 주의를 포기한 내용이다.
베트남의 경제는 한국이나 미국의 경제가 아니다. 이제 갓 걷기 시작한 경제 구조이다. 변이로 말한다면 이제 토끼를 뛰어 넘고 있을 것이다. 뛰어 내릴 때 늑대보다 빨리 달릴 수 있는 언덕이 있고 몸을 가끔은 숨길 수 있는 동굴이 있어야 하는 그런 국가 경제 DNA이다.
최근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안인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지난 수년간 고민하던 국가 경제의 모델에 대하여 특이한 해석을 내려주는 글임에 분명하였다. 지난 과거의 경제 이론의 기본 전제는 시간을 배제한다는 것이다. 현재를 기준하여 가장 효율적인 것을 이론으로 정립한 것이다.
그의 이론을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다.
지금 현재 시간 기준 하에서 기존의 경제학 원리를 따르는 자유 무역 주의는 모든 경제 주체에게 행복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비교 우위에 따라서 모든 소비자는 전세계에서 가장 싼 상품을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고 생산자는 이러한 생산에 집중하므로 불필요한 경쟁을 배제하고 언제든지 수익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즉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여태껏 공부하고 신봉했던 자유 경제 주의가 새로운 포장의 공산주의에 가까운 존재로 보이기도 한다.
인간은 분명히 국가 경제라는 DNA의 세부 요소이다. 그리고 국가 경제라는 생명체는 자신의 DNA 세부 요소를 보존하고 미래에 번창하게 하려는 기본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 어찌 보면 공산 주의에서 말하는 인민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듯하다. 하여간에 중요한 것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라는 이야기이다. 분명히 국가 경제에 있어서 현재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DNA를 전파할 수 있는 미래이다. 즉 살아 남고 번창해야 한다.
경제학 원리 주의 속에는 다윈의 자연 도태를 뻔뻔하게 내세우고 있다. 약육 강생이라는 원칙은 경제에서 당연하다는 것이다. 토끼는 늑대의 밥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인데 문제는 토끼가 살 길을 열어주지 않고 늑대의 밥으로만 보는 것이다. 다윈의 자연 도태는 수백만의 종의 관계에서 이루어 지는 것이며 게임의 장은 생태계라는 거대한 자연이다. 늑대의 논리에 의하여 결정되는 사항이 아님이 분명하다.
작금의 자유 무역 주의는 늑대가 사냥하다가 피곤하니까 토끼 대표에게 “어이 우리 치사하게 숨지 말고 같이 일단 구멍은 다 막자”라는 식이다. 늑대도 물론 구멍은 있다. 토끼가 거기에 기어 들어갈 일이 없을 뿐이다.
장하준 교수를 자꾸 논하게 되는데 이 양반이 이야기하는 것 중에서 핵심 하나가 보호 무역 주의에 대한 것이다. 현재 부자 나라가 되어 있는 모든 국가는 보호 무역 주의를 통해서 자국의 산업을 개발하고 경제 구조를 바꾸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너무 잘 아는 한국의 경제 개발 과정 역시 그러한 것인데 자유 무역 주의자들은 이를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이 자유 무역을 선도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포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히 한국의 경제 개발 과정은 모두가 알듯이 보호 무역 주의를 통한 개발이었다. 이러한 내용이 어째서 외부에서는 자유 무역을 선봉한 아시아의 용으로 포장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고 있고 제2의 고향으로 여기고 있는 베트남이다.
많은 한국 분들이 베트남에 대하여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비자 연장 관련한 상황을 보면 그러한 면이 극렬하게 등장한다. 필자 역시 사실 사업을 준비하면서 비용만 쓰는 존재로서 이와 같은 비자 문제에 바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베트남에서 우리의 역할을 다시 한번 조명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분명한 것은 우리 베트남 한인들은 한국의 DNA를 가지고 베트남 DNA에 조화하려는 상황이다. 감히 남의 집 안방에 들어와서 “너 DNA 마음에 안 드니까 바꿔”라는 말을 하기 전에 상황을 이해해 보자.
베트남의 현 경제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는 필자가 몇 차례 이야기한 것과 같이 재정 적자이며 세원 확보이다. 내년 초부터 시작될 08년도 채권 발행 도래액과 금년 상반기에 풀어놓은 경기 부양 단기 자금의 회수에 있어서 근원적으로 베트남 경제에 있어서 선택 범위는 넓지가 못하다.
일반적으로 개발 도상국의 세원, 즉 국가 재원은 관세와 국가 자원 수출에 집중도가 높다. 선진국의 경우 소득세와 재산세가 주요 자원이 되겠지만 개발국의 경우에는 정부의 관료 체계 미비로 인하여 이러한 세원에 대하여 상당한 누수를 감수할 수 밖에 없다. 즉, 누수되는 세원에 비하여 세금을 거두어 들이는 사회 비용이 더 막대한 상황이 도래하는 것이다.
법치에 있어서도 이러한 문제는 동일하게 등장한다. 법을 세부화하고 경찰 조직을 강화한다면 경찰 개개인의 월권 문제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개발 도상국가에 있어서 선진국과 같은 수준의 경찰 인력을 갖춘다는 것은 거의 모든 국가 재원을 경찰력에 집중한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이다.
한국에서 진출한 법률 법인으로부터 많이 듣는 이야기가 ‘여기는 다르다. 도대체 이해가 안되고 말이 안 된다’라는 표현이다. 한 예로 한국의 국민당 경찰력은 중국의 국민당 경찰력의 10배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인권을 생각하면서 충분한 집권력을 행사할 만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경찰에게 손가락질했다고 바로 수갑 채워서 잡혀가는 것이 인권 유린이며 부패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한국의 교통 경찰 부츠 속의 몇 년이면 빌딩 산다는 현금이 불과 10여 년 전 이야기이다.
물론 인권 유린은 유린이고 부패는 부패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아주 근원적인 비용 대비 효과라는 경제학 원리에서 본다면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작금의 베트남 경제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여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인의 소득세에 대하여 당연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 국가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일종의 불법 영업을 하는 외인 사업체들에게 있어서 이들의 탈세에 비하여 국가 GDP 기여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한국인의 예를 들면 현재 베트남에 사는 한인 10만명에 대하여 대략적으로 따져 봐도 인당 베트남 현지인 3명 수준의 직장을 제공하며 내국인 명의를 사용하며 세금을 줄이고 있다지만 경제의 근원인 소비에 있어서 선도하고 있는 세력이다. 채용된 베트남 현지인의 연소득을 평균 2000불 따진다면 전체 6억불이며 10만명의 한인이 소비하는 돈이 인당 평균 연간 5000불 따지면 5억불이다.
과연 외인 세수 확보를 위한 노력이 이러한 경제 효과를 대체할 만한 것은 분명히 아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세수 확보는 절대적인 명제로 떠오르고 있다. 솔직히 봉급자가 아니면 한국에서도 제대로 세금 다 내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는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합법이던 불법이던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가 낼 세금이다.
그런데 바뀌는 것이 있다. 우리가 과감하게 베트남의 미래를 개척한다고들 생각을 많이 하는데 사실 그 속에 어째 보면 진실이 있다. 이번 비자 문제에 대하여 생각하는 바가 여러 가지 나오겠지만 필자는 이런 면을 보고 싶은 충정이다. 세상, 즉 우리가 사는 세상이 바뀌고 있다. 예전 한국에서 세금이 점차 노출되듯이 이제는 이곳도 그런 세상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의 문제가 현재에 국한될 것이 아니라 베트남 국가의 DNA 변화 과정 중의 하나일 것이라는 점이다. 사업 전망만 쳐다 보는 것이 아니라 세금 문제를 포함한 국가 경제 정책도 쳐다 보고 판단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정책 변화를 감지했을 때 판단 가능한 내역은 베트남 정부가 과거와 달리 재정 수입에 있어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단계로 이전 중에 분명하다.
우리 한인들이 단순하게 폄하하고 불평하기 보다는 좀더 성숙하게 이 나라 경제를 고민하기도 하고 이제 달라지는 상황에 맞추어 사업 방향을 조정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를 희망한다. 예전의 우리도 이런 시기를 거쳐서 지금의 한국이 탄생하였다. 분명히 그 당시에 한국에서 사업하려던 외국인들은 한국 정말 나쁘다고 소리치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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