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tnam News Letter Vol. 21
베트남 경제 동향
2009년 2월 1일
한재진 (cult1212@gmail.com; +84-93-373-8880, 0707-001-8888)
해외에서 특히 구정이 국가적인 명절인 국가에서 구정이 되면 홀로 지내는 사람은 더욱 외로워진다. 별안간 가족 위주의 세상이 열리고 주변에 같이 어울리던 사람들도 모두 가족과 함께라는 명제 하에 사라진다.
슈퍼와 식당도 문 닫아서 밥 먹기도 힘들고 냉장고에 묵혀두었던 배달 죽을 조금씩 나누어먹다가 어느 날 싱크대에 박아둔 죽 그릇의 엄청난 냄새에 깜작 놀라기도 하면서 그렇게 구정의 외로움을 씹어간다.
필자도 매년 그런 것은 아니다. 올해는 연말을 가족들과 보내고 와서 구정 연휴에는 이러한 구정-홀로-증후군을 피하고저 베트남 중부 여행길에 올랐다. 명목상의 목적은 중장기적인 베트남의 경쟁력 현재 주소를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무작정 야간 버스에 올라타고 20시간 가까운 여행길에 쭝꽉 산업 단지 인근 도시에 도착했다. 호텔을 정하고 다음날 아침 오토바이를 한대 빌려서 산업 단지 내부를 돌아보기로 하였다. 밤새 중부 지방에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더니 다음날 아침 역시 비가 내렸다.
비를 맞으면서 오토바이를 운전하며 쭝꽉 산업 단지에 들어섰다.
광활한 대지가 펼쳐졌다. 먼저 비나신의 조선소를 시작으로 하여 베트남 기계 공장, 두산의 공장 단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2월말에 정식 가동할 베트남 최초의 정유 공장과 그 옆에 위치한 폴리플로필렌 공장 현장을 찾았다.
원래 해당 지역은 중부권에서 수심이 13미터로서 대형 선박의 접안이 용이하여 중화학 단지로 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이었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 깊은 수심에 불구하고 수심이 불안정하고 파도가 세어서 실제 접안 공사에는 어려움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남들은 구정 때 가족끼리 여행이라도 가는데 왠 산업단지에 정유공장을 구경하는지 의아해 할만도 하지만 베트남 단기 경제에 대하여 어두운 인식이 많아져 있던 필자에게는 미래의 희망을 눈으로 확인하는 꼭 필요한 새로운 충전이었다.
전체 산업 단지에 대한 느낌은 필자가 태어나던 시절의 포항 제철 개발사의 한편을 보는 듯하였다. 물론 필자가 겨우 우유병 틀어쥐고 옹알거리던 때였으니까 그때 그 현장에 있었을 리는 만무하다.
일전에 포항제철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었다. 지금은 나이 들어 은퇴한 과거의 주역들이 현장에서 역사를 만들어가는 여러 가지 일화와 감동을 당시의 화면을 통하여 전하는 기록 영화였다. 그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어리석은 이야기이지만 왜 나는 늦게 태어나서 저런 역사의 현장에 일조를 할 기회를 못 얻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다. 누구나 꿈 한번씩은 꾸어 봤을 타임머신 관련 영화이라고나 할까? 마치 임진왜란 시절로 날라가서 나도 이순신 장군이 되어 봤으면 하는 그런 꿈.
현대의 사회에서는 국제화로 인하여 다행히도 한정되어 있으나 이러한 시간적 격차에 따른 기회의 창은 열려 있다. 도전하는 의식의 정도 차이는 있으나 기회가 없다는 시절은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한국을 떠나 외지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모든 분들의 도전 의식의 기저에는 이러한 희망이 깔려 있을 지도 모른다. 최소한 필자는 그러하다.
베트남의 단기 경제가 어두움이 깔리기 시작하고 있다. 대내외적으로는 희망을 이야기하나 두려운 단기 위기설이 잠잠히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기본적으로 실물 경제 충격이 소비 접점에 있는 산업 분야에서 부품과 소재 분야로 전파되는 시간은 어림잡아 1분기 가량이 소요된다. 부품 조달 계획이나 생산 계획등이 직접적으로 소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세계 경제를 어려움으로 몰고 간 미국발 금융 위기는 OECD 국가들의 소비 침체와 OECD 국가들의 생산 감소로 이어진 상황이다.
앞으로 이러한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금년 1분기를 최악 기점으로 돌아설 것을 예상한다면 필자의 희망 사항일까. 하여간 전반적인 경제 지표의 분위기는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최소한 더 이상의 악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러한 OECD 국가의 생산 설비가 주된 고객층인 Emerging 국가들의 산업은 이제 위기가 시작이다.
OECD국가에서 소비의 감소는 주식, 부동산 등의 자산 가치 하락으로 시작되어 생산의 감소에 의한 실직 증가와 추가적인 소비의 감소로 향하는 악순환을 불러 온다.
이머징 국가의 경우, 자산의 감소에 따라 소비의 감소가 증폭되는 부분 보다는 실물 경기의 침체에 따라 후발적으로 소비가 감소되는 경향이 더 크다. 자산 감소에 대한 소비 감소 효과는 극부층에 해당되는 사항으로 전체 경제에 영향은 비교적 적다는 이야기이다.
또 다른 한가지는 이러한 소비의 감소는 OECD 국가의 경우 최악 상황 돌파 이후 자산 가치의 선도적인 상승에 힘입어 소비가 우선적으로 회복되며 생산이 회복되는 경향을 보이나 이머징 국가에서는 일반적인 소비주체들은 생산이 회복되어 임금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소비가 회복될 돈이 없다.
즉 베트남 산업 경기에 있어 1분기를 시작으로 침체가 시작되어 침체의 회복은 선진국가들에 비하여 늦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베트남의 이러한 수출 산업 규모가 아직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타 이머징 국가들 대비하여 적다는 것이다. 수출의 상당 부분은 원유와 쌀 중심의 원자재로서 전세계 경기 상승에 대하여 선도적으로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또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립스틱 효과”로 과거 주된 수출 공산품이던 신발 등의 수출 증가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립스틱 효과”라는 것은 경기 침체가 나타나면 여성들이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구매할 수 있는 립스틱의 매출이 급증하는 현상을 이야기 한다.
가장 우려스러운 바는 향후 몇 달간의 단기 외환 수급 부분이다.
지난 9월경인가 발표된 외화 보유액은 약 210억불 수준이었다.
작년 중반 이후 선제적 통화량 억제 정책에 따라 민간 경기는 침체되었고 이에 따라 수입도 급감하여 무역 적자는 감소하였다.
연말에 이르러 전세계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통화 공급 증가는 지난 수개월간 침체된 경기를 다시 가동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시기에 수입과 수출간 시간 격차에 따른 무역 적자폭 확대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과거 무역 적자의 상당 부분을 커버하던 부분이 해외 교포의 송금이었다. 작년에도 약 80억불의 송금이 이루어졌으며 역대 최대이다. 문제는 이러한 80억불이 작년도 10월 이후 정체되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 교포의 모국 방문 역시 무려 전년 대비 70% 이하로 내려왔다.
금년도의 해외 교포 송금액의 규모는 전년과는 판이한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기본적으로 해외 교포의 송금은 미국과 호주의 교포가 중심이다. 이들 국가의 경제 상황은 투자성 송금이든 생활 보조성 송금이든 간에 줄어둘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FDI 유입에 대하여도 마찬가지이다. 작년도 등록 FDI가 역대 최대였으나 금년도 FDI는 등록 FDI로도 상당한 감소가 예상된다. 단기 외환 수급에서 중요한 것은 실제 집행 금액이며 유입액인데 이 부분은 더 큰 우려를 낳는다.
상당 수준의 전년도 등록 투자액은 부동산 관련 사업과 대형 기간 산업 관련 투자이다.
물론 중장기적으로 대형 기간 산업은 베트남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가 지난 구정 기간 확인한 것이 바로 이러한 투자들과 미래의 희망이었다. 문제는 단기적인 외화 수급에는 도움이 적은 투자들이라는 점이다. 부동산 관련 투자 부분은 집행이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며 대형 기간 산업 투자는 장기간에 걸쳐서 집행된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FDI산정 방식 속에 숨겨진 진실이다.
베트남의 FDI산정 방법은 타국과는 차이가 크다. 타국가들이 FDI 통계치에 대하여 실제 외국 투자 외환 유입액을 적용하는 반면 베트남의 경우 전체 외인 투자 법인에 등록된 투자액과 실 집행액을 기준한다. 해당 외인 투자액과 집행액에는 베트남 파트너의 합작 투자 부분과 국내 은행 대출 역시 포함된다.
즉 통계상의 등록 투자액에는 상당 부위가 베트남 내부 자본이다. 물론 이러한 베트남 내부 자본의 투자 증가는 중장기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다. 자국내의 자본이 점차 축적되어 간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단기적인 외환 수급에 있어 과거 2005년 자료를 검토한다면 우려가 높아 진다. 2005년에 베트남 통계청이 발표한 등록 FDI는 68억불이었으며 그 중 자본금은 33억불, 그리고 실제 외국에서 유입된 금액은 24억불이었다. 이러한 격차는 발표 내역은 파악이 어려우나 증가되고 있다.
또 하나의 숨겨진 진실은 베트남 경제 구조에 대하여 많은 전문가들이 인용하고 있는 비교적 적은 단기 외채 비중이라는 수치이다. 일반적으로 응용하는 수치는 2005년 내지 2006년말 자료이다. 최근 1년간은 해당 수치가 알려져 있지 않다. 단기 외채는 1년내로 상환이 돌아오는 외채이며 국가가 갚아야 하는 외환이다. 시간이 지나면 장기 외채는 당연히 단기 외채로 전환된다.
교민 신문에서 무겁지 않은 글을 부탁하였는데 필자의 글이 점점 무거워 지는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훼를 돌아보았다 호텔에서 15만동인가에 하루 투어를 예약하였는데 왕묘 구경하는 것이 주된 관광 코스 내용이었다.
베트남의 Nguyen 왕조는 13대로 끝난다. 이미 4대째인가에서 프랑스의 침공을 받고 일정 부분 정권을 위양한 후에 13대에 와서는 혁명 정부에 의하여 왕조가 완전히 폐지된다.
13대 왕은 프랑스에 망명을 했다가 나중에 베트남에 돌아와 죽어서 제왕의 묘를 가지지는 못했다.
훼 왕조 시대의 마지막 왕묘에 해당하는 12대 왕의 묘는 완전 초호화판이다. 수많은 인민들이 노역에 동원되었고 프랑스 식민 정부의 협조 하에 당시 경제 근간에 해당되는 농토에 대하여 토지세를 신규로 30% 부과하면서 원성에 찬 왕묘가 완성되었다.
무덤 주변에는 지금 보아도 청룡 백호의 기운이 느껴지는 산들이 펼쳐져 있고 묘지 안의 장식품들은 거의 전부 중국과 일본 등에서 수입한 진귀한 자재들을 사용하였다.
당시 최고의 화가에게 천장화를 의뢰하였으나 이 천장화가 실제 발로 그려졌다고 한다. 인민의 피로 만들어진 묘지의 장식에 손을 쓸 수 없다는 화가의 작가 의식이었다.
현재 베트남 국민에게 성군으로 불리우는 4대 Tu Duc왕의 묘와 비교하면 너무나도 차이가 많다. Tu Duc왕은 많은 치적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에게 나라를 내어주는 아픔을 가진 왕이었다. 그래서인지 왕묘를 가 보아도 이에 대한 반성 의식이 주된 분위기를 차지한다. 묘의 소박함이 한국 조선시대의 왕묘와 흡사하다. 이러한 소박함과 겸양은 인민을 최우선시하는 베트남 민족 사회주의에 있어 하나의 역사적 미래 기반이 되었다.
거스르지 못할 시대의 흐름이었을까 아니면 핍박 받던 인민의 소망이었을까? 풍수 지리상 최고의 자리에 묏자리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Nguyen 왕조는 12대 왕의 묘 공사가 완료하면서 끝났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면서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되는 일이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것은 하나의 예측이 아니라 그러한 예측에 사용된 동인에 대한 이해와 지속적인 관찰이다.
현재 위에 말한 바와 같이 동인으로 보았을 때 베트남의 단기 외화 수급은 불안해 보인다. 다만 비교적 소규모인 베트남 경제 규모를 감안시 일정 수준의 외부 수혈이 적절히 이루어 진다면 위기는 쉽게 돌파가 가능하다. 특히 원유 가격의 상승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무역적자의 급감과 이에 따라 위기는 단기적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정부의 환율 정책은 환영 받을만한 사항으로 여겨진다. 솔직히 통화의 고평가 정책은 외자 자본이 풍부하여 투자처를 찾아 다닐 때 통화 가치를 유지할 테니 걱정 말고 투자하라는 정책이다.
지금 베트남 정부가 외화 채권을 발행한다고 해도 매입할 주체가 별로 없는 국제금융 현실이다. 현재로서 외환 현금 유입의 유일한 대안은 국가간 혹은 국제 기관과의 대규모 외환 차입이나 스와핑과 환율의 변동을 통한 베트남 자산 가치의 매력도 상승에 있다.
잠시 구정 기간 동안에 유입된 외환에 의하여 단기적인 환율 역전이 생길 수도 있으나 전반적인 동화 가치 기조는 외국과의 급진적 정책 공조 혹은 원유 가격 급상승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하향이다.
현재 진행중인 베트남 동화의 가치 하락은 상당 부분 단기 자금의 유입을 불러올 것이다. 소위 말하는 단기 자금이 위험성을 가지고 있지만 일정 부분 필요한 외환 흐름임에 분명하다. 향후 베트남에서 지난해 말 한국에서 벌어졌던 Black Swan 사태가 벌어졌을 때 단기 자금의 유입은 크게 늘어날 것이다. 필자 역시 이러한 시기를 기다리며 적지만 투자할 외화 자금은 대기시키고 있다. 이러한 외환 유입은 한국과 같은 거대 경제 규모에서는 큰 영향력을 발휘 못하지만 베트남에게 있어서는 경우가 다르다. 그리고 그 후에 기대되는 원유가의 인상이 있다. 내려간 것은 반드시 올라가게 되어 있다.
최근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소득세제의 변화가 요즘 관심거리이다. 작년 주요 제품 물가 통제에 따른 국영기업의 적자폭 확대와 이로 인한 금년도 재정 적자의 대폭 확대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소득세 확보 강화 방안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기적으로 줄어드는 외국인 투자에 대하여 국제 경기상에서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감소로 인식하는 편이 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서 이러한 세제 개편은 명목적으로 분명히 내국인과 외국인의 평등을 제시하고 있으나 실제에 있어 외국인을 상대로 한 세수 확대로 보여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외국에 주재하며 근무하는 직원과 그 가족에 대한 고려는 중요한 문제이다. 교육에 있어 자국 수준의 교육을 자국내의 자기 비용 내에서 받는 것 역시 권리에 해당된다. 물론 외국 주재로 나왔으니 외국인학교에서 값 비싼 교육을 회사 경비로 받는 것을 일종의 보상으로 인식하는 것도 문제이기는 하다.
한국에서도 외국인에 대한 주택 비용을 소득으로 일부 인정하는 움직임이 있다. 다른 점이라면 외국인이 한국에서 부담하는 주택 비용은 자국의 주택 비용에서 유사한 수준의 주택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자국에서 해당 비용은 자기 비용이었으니 한국에서의 비용도 자기 비용이다. 베트남에서는 한국에서 기존 사용하던 수준의 주택이 한정되어 있으며 이번 세제 개편에서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려는 적은 셈이다.
일부 베트남 소재 한인들 사이에서 이러한 세제 변경에 대하여 주재원들에 대한 자기 불평등 인식하에서 잘하는 정책이라는 인식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주재원이 아닌 한인에게도 이러한 정책은 베트남 경제를 통하여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베트남 정부가 보다 거시적으로 사안을 접근하고 장기적으로 정책의 투명성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거시적인 경제 발전 전략을 굳건히 수립하고 이를 최우선으로 삼는 정책 집행이 필요한 시기이다.
전세계가 침체에 있는 기간은 꺼꾸로 베트남 경제에게 기회이다. 적절한 정책 기조와 이에 따른 산업 상대 경쟁력 강화의 기회이다. 과거 시대에 흐름에 따라 국가를 위기에 빠트린 사태를 막지는 못했으나 이에 대하여 반성하고 미래의 모범이 된 Tu Duc왕의 겸양과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기대한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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