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지출과 경제
2010년 6월 20일
한재진 (cult1212@gmail.com; +84-93-373-8880, +82-707-539-2348, +82-11-9769-4222)
CEO, Hanuer Investment & Consulting
케인즈 이론과 재정 지출
오늘은 경제 이론 이야기로 시작할까 한다.
국가총생산(GDP)는 개인과 기업의 소비 지출(C) + 투자 (I) + 정부 지출(G) + (수출(X) – 수입(M))이다. 즉 GDP=C+I+G+(X-M)이다. 따라서 경기 침체시에 소비와 투자가 감소하면서 GDP가 감소한다.
영국 캠브리지의 경제학자 존 메이나드 케인즈는 이러한 각 개별 경제 주체에게 합리적이라고 내린 결정이 전체 경제에게 합리적이 아닐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경제 침체기에 개인과 기업 입장에서 소비를 줄이고 생산 활동에 있어서 인건비와 각종 비용을 절감하며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투자를 줄이는 것이 합리적인 의사 결정으로 보이나 이러한 개별 경제 주체의 결정의 합이 전체적인 고용의 감소, 소득의 감소, 그리고 수요의 감소를 낳는 악순환이 시작되며 궁극적으로 전체 경제 주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며 따라서 국가가 이에 대한 개입을 통하여 부족한 수요 부분을 일시적으로 커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제 이론에서 근원적으로 실물 경제가 불완전한 시장이기 때문에 개별 경제 주체에게 최적의 의사 결정이 아닌 개별 경제 주체에게 합리적으로 보이는 일종의 모순적인 선택이 발생한다는 것인데 꺼꾸로 완전 시장(Perfect Market)이라면 각 개별 경제 주체가 전체 경제를 감안하여 소비와 투자를 감소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케인즈의 이러한 주장에서 정부의 개입에 의한 세출 증대는 일시적인 것이며 경기 회복 후 세입 증대로 회복 가능하다고 보았다. 우리가 아는 최근 각국의 재정 지출을 통한 경기 부양책과 1차 세계 대전 이후에 1930년대 대공황시기의 경기 부양책이 바로 이러한 이론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다.
감히 경제학의 최고봉이신 케인즈 교수의 이론에 비판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케인즈의 주장에서 실제와 차이가 심하게 나는 것이 경기 부양을 위한 세출의 증대는 일시적인 것이며 바로 경기 회복 속에서 세입이 증대하여 해당 재정 적자를 극복하게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많은, 아니면 거의 모든 국가에게 있어 재정 흑자는 거의 나타나지 않으며 지속적으로 재정 적자는 증가된다. 물론 액면 수치상으로 누적 재정 적자가 감소하지 않으나 경제 규모가 성장하면서 누적 재정 적자의 경제 규모에 대한 비중이 감소하는 경우는 많다.
경제 규모가 재정 적자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국가는 큰 문제가 없는데 반하여 재정 적자 확대 속도가 경제 성장 속도를 뛰어 넘는 나라들이 문제이다. 이러한 국가의 경우 재정 적자의 재원으로서 주로 국가 채권 발행을 하는데 점점 가면 누적된 채권 돌려 막기에 따라서 정부로 들어오는 세입의 상당 부분이 채권 이자 내는데 사용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국가의 근원적인 경쟁력이 확대되지도 못하면서 국가 부채는 눈덩이처럼 늘어나게 된다.
케인즈 이론에서 간과한 점이 바로 이러한 기존의 누적 재정 적자와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이다.
케인즈 경기 부양책의 한계
최근 남유럽의 위기는 이자 지급에도 허덕이는 정부 재정 취약성에 대한 위험을 부각시켰으며 금융 위기 당시 모든 국가들이 경제 정책으로 삼았던 재정에 기반한 경기 부양책에 의구심을 들게 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케인즈의 국가 개입론은 적절한 조치로 들리며 단기적으로는 유효한 수단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이미 심각한 구조적 재정 적자를 가지고 동시에 통화에 대한 수단이 한정된 국가에 대하여 이러한 정책은 화약을 들고 불로 뛰어드는 방책이었다.
유럽 연합이 유럽 중앙은행을 설립하고 자국의 통화를 포기한다는 것은 사실상 통화를 찍어낸다는 국가 정부의 고유 권리를 포기한 것이다. 즉 재정 적자를 충당하는 방법으로 국채 발행과 통화 발행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유럽 국가들의 경우 통화 발행의 방법을 이미 포기한 것이다.
지난 4월 말 워싱톤에서 G20 재무 장관 회의가 열릴 때만 해도 각국 정부가 경제가 살아 날 때까지 재정 확대 정책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에 대하여 공조 체계가 유지되었고 아무도 반대 의견이 없었다. 그러나 이미 6월 첫째주 부산에서 열린 G20 재무 장관 회의에서는 최근 남유럽 재정 위기에 따라서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지 못했더라도 경우에 따라서 경기 부양책을 되돌려야 한다는 이견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6월 26일 토론토에서 열릴 제 4차 정상회의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되는데 분명히 최근 위기를 느끼기 시작하는 G20 국가 중에서 기존 합의에 대한 철회 노력이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일부 정부의 재정 경기 부양책의 철회 결정은 각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재정 적자를 감수하며 경기를 진작할 것이라는 시장의 신뢰를 파괴할 것이다. 재정적 경기 부양책은 기본적으로 시장에게 강력한 경기 부양 의지를 표시함으로써 시장이 추가적으로 투자에 나서게 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러한 연계가 끊어지는 것이다.
전세계적인 공조 체제가 깨지고 있으며 재정 적자에 따른 국가 부도 위험과 이에 대한 시장의 급격한 반응에 대하여 자국이 위협대상이 되고 싶은 국가는 없을 것이다. 시장에서 국가 재정을 통하여 경기가 진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지면 투자가 사라지고 고용 증가는 물 건너 간다. 당연히 고용 증가 없이 진정한 의미의 수요 증가는 있을 수가 없으며 전반적인 경기는 급격히 위축된다.
두려운 이야기이지만 현재 진행중인 사항이다.
베트남의 재정과 인플레이션
08년까지 베트남 재정 적자는 GDP의 4~5% 수준으로 GDP 성장율의 절반 이하 수준에서 유지되었고 국채 발행을 통하여 큰 무리 없이 충당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은 09년부터 바뀌기 시작하고 있다. 작년 재정 적자가 경기 부양책으로 GDP의 9%에 육박하였으나 이에 대한 국채 발행은 정부 계획 대비 33% 선에 머물렀다. 게다가 금년은 더 심해서 예상 재정 적자가 GDP의 6% 수준인데 최근 국채 발행은 연초부터 5~6차례 있었던 정부 입찰에서 단 한차례도 제대로 입찰에 성공한 바가 없다.
결국 지난 2년간 정부 지출의 상당 부분이 세입이나 채권 발행을 통한 적절한 재원을 확보 못하고 돈을 찍어서 지출되었다. 금액으로 본다면 약 120억불에 해당하는 VND화가 주로 경기 부양용 정부 지출을 위하여 지난 2년간 인쇄되어 나왔다.
4월에 비하여 5월의 물가 지수는 0.27% 포인트 상승하며 전년 동기 대비하여 9.05%의 물가 상승을 기록하였다. 5월의 월간 물가 지수만 본다면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전년 대비하여 9% 이상을 상회하는 물가 수준은 우려할 만 하다. 그러나 문제는 사실 지금까지가 아니고 앞으로이다.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등장할 때 상품 가격의 인상과 함께, 혹은 선행해서 등장하는 것이 자산의 화폐 가치 상승이다. 단순히 가치라고 표현하지 않고 화폐 가치라고 표현한 이유는 수치상의 가치가 상승하는 이유가 해당 자산의 근원적 수익 증가에서 비롯하는 것이 아니라 돈의 가치 하락 때문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경제가 활성화되는 상태에서는 적절한 화폐의 공급이 필수적이다. 재화가 늘어나는데 화폐가 한정되어 있으면 꺼꾸로 화폐의 가치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며 희안한 디플레이션이 나타난다. 즉 상품이 많은데 현찰이 적으니 상품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따라서 재화가 늘어나는 수준에 맞추어 적절히 화폐의 유동량을 늘려 주면 화폐가 많아지면 생산 물건의 개수도 증가하는 과정으로 화폐 가치로서 상품의 가치는 일정 수준 유지된다. 이러한 관계에서 적절한 화폐 발행은 경제 활성화를 지원한다.
그러나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의 지출을 위한 화폐 발행은 차원을 달리한다. 화폐의 가치는 점차 떨어지고 이러한 과정에서 가격이 민감하게 움직이는 주식과 같은 유동성 자산의 가치가 일차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현재의 베트남 주식 가격에 대하여 논란이 많을 수 있겠지만 단순한 화폐의 가치 하락에 따른 반대 급부적인 가격 상승이냐 아니면 해당 회사의 수익 창출 증가를 예상한 가치의 상승이냐에 대하여 필자는 전자로서 판단한다.
향후 재정 지출을 위하여 출력된 통화가 어느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물가지수를 좌우할 지를 추정하기는 쉽지 않으나 현 수준에서 멈추어 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것이 바로 이 주식시장의 동향이다. 향후 주식시장의 기대가 깨지면서 실질적인 물가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며 이런 연후에야 금년 물가 상승이 어느 정도까지 진전될지를 판단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중기적 재정 안정도
중기적으로 본다면 궁극적으로 현재 진행중인 재정 지출은 향후 세입 증대를 통하여 극복되어야 한다.
베트남의 현 세입 구조를 한국과 비교해 보면 한국은 소득세와 법인세가 주를 이루는 내국세의 비중이 85%에 이르는데 비하여 베트남의 세원은 원유세(표시상 세외 수입*), 관세, 그리고 토지세가 무려 45%를 차지하고 있다.
즉, 베트남의 세입 구조는 자원과 무역 규모에 기반한 후진국형 세입 구조를 보이고 있다.
무역 규모가 증가하면 관세가 증가하는데 일반적으로 관세는 수입관세이다. 수입이 증가하는 것이 무역적자가 확대일로에 있는 현 상황에서 크게 반가운 손님은 아닐 것이나 전체적으로 본다면 무역 규모의 증가는 경제에 Positive이다.
부동산 개발이 증가하면 역시 토지세가 증가하는데 지난번 이야기한 바와 같이 정부 입장에서 지속적으로 부동산에 기반한 경제 개발을 유도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정책이다.
원유 생산량이 급증하거나 원유 국제가격이 급등하면 원유세가 늘어나는데 사실 지난 9월까지 월 150만톤을 생산하던 원유가 10월 이후로 감소되어 현재 약 120만톤 수준으로 생산되고 있다. 원인이 구체적으로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무역 적자가 확대되는 와중에 굳이 생산 가능 원유를 억제하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사료되며 기존 유정에 대하여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국제 원유 가격은 국제 경기에 민감한 상품 가격인데 중장기적으로는 원유의 가격은 국제 경기 회복에 따라 개선될 것은 분명하나 현재 경기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즉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하여간 단기적으로 현 재정 수입 구조에서 재정의 대폭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베트남 정부 재정에 대하여 향후 과제는 비교적 간단하다. 단기적으로 현 구조하의 재정 수입 확대를 꾀해야 하며 동시에 법인세와 소득세를 중심으로 하는 선진국형 재정 수입 모델로의 전환을 노력해야 한다.
최근 외국계에게 펼쳐졌던 소득세 징수 노력 등이 바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봐야 하는데 단순히 외국계에 대한 노력뿐이 아니라 노동 인력의 고급화를 통한 소득 증대와 이에 따른 소득세 증대, 산업의 고도화를 통한 부가가치의 증대 및 법인세 증대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즉 지금 돈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 세금 더 내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향후 세금을 많이 낼 사람과 기업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더 큰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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